책 읽을 때보다 훨씬 실감 난다.
내용을 되새겨 앞뒤를 이리저리 생각하다 보니 왠지 더 섬뜩해지는 기분.
여전히 끔찍한 살인을 저지르는 중에도 전혀 기억을 못 하는 주인공.
주인공이 앓고 있는 또는 앓고 있을 수도 있는 치매로 인해 분열된 자아와의 대립은
일인칭 주인공 시점으로 쓰인 이 소설 속 모든 표현이 진짜 소설일지도 모른다는
불안감마저 들게 한다.
사실과 공상이 뒤죽박죽 뒤엉켜 버린 혼돈일 수도 있겠지.
영화로도 나왔다는데 책과는 좀 다른 설정인 데다 구성이나 연출에서 좋은 평을 받지 못했나 보다.
책인데 아마 모르긴 몰라도 영화 한 편 보는 시간이면 다 읽어 낼 만큼 표현도 간결하고 글도 많지 않다.
놀랍다는 표현은 좀 그렇고, 아무튼 제법 신기한 책 읽기 경험을 선사해준 소설이다.
한 가지 더.
치매... 삶이 저무는 시기에 가장 무서운 형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읽는 동안, 읽은 후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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