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 (128) 썸네일형 리스트형 주말, 가을 장마 주말 내내 비예보가 있다.힘든 한 주를 보낸 탓에 토요일 바로 산행에 나설 엄두가 나지 않는다. 회복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여유로운 토요일 아침, 오랜만에 주변정리를 하고 집을 나선다.도서관에 앉아 세차게 내리는 빗소리와 책 읽기를 즐긴다.드문드문, 환한 기운에 창을 보니 맑은 하늘이 보였다 다시 어두워지곤 한다.일요일은 어쩌면 예보와 달리 비 없이 흐린 날이 될 수도 있고 오늘처럼 드문드문 맑은 하늘을 만날 수도 있겠는데... 산행을 계획한다.새벽 출발을 목표로 짐정리는 하고 산행 루트를 살핀다. 평소 마음에 담아둔 의신마을 깃점의 코스로 정한 후, 2개의 gpx를 챙긴다.수곡골은 요 며칠 내린 비에 수량이 많아 위험할 수 있으므로 가서 보고 정해야 할 것 같다. 새벽, 창밖으로 억수같이 쏟아지는 빗소.. (책) 세네카의 화 다스리기 근래 나에게 필요한 책이지 싶다. "세네카의 화 다스리기 /세네카 … De Ira/ Seneca" 9월은 보다 고요해질 수 있도록... 머무르며 들여다 봄 홀로 산에 들어 걷는 동안에도 마음은 여전히 분주하고 요란하다.산행 중 자주 하는 생각인데, 그나마 이렇게라도 "정중동(靜中動)"하려 노력하는 시간을 갖기에 일상을 견디고 버티는 게 아닐까! 근래 들어 그 분주함이 더욱 짙게 느껴진다. 예전보다 삶이 더 바빠진 탓인지, 나이가 들며 견디는 힘이 조금씩 줄어든 탓인지, 아니면 그 두 가지가 함께 작용한 것인지는 모르겠다. 다만 이대로 두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이번 주는 자주 갔던 작은 산을 찾아, 걷기보다 머무는 시간을 더 많이 가져보기로 한다.바위 능선 끝, 몇 그루의 나무가 내어준 그늘 한쪽에 가만히 앉아 눈을 감고 큰 숨을 쉬어본다.의식적으로 호흡에 집중하며 들어다 보니, 맥락도 주제도 읽히지 않는 잡념들이 끝없이 맴돌고 있다.쉼 없.. 비현실적인 그래서 신비로운 광복절이 토요일과 겹쳐 사흘간의 연휴를 맞았다.일요일부터 반가운 비 소식이 예보되어 있어 광복절인 토요일, 지리산을 찾기로 마음먹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초행길이라 갖게 되는 설렘이 있다. 아마 그 마음이 평소보다 더 컸던 모양이다. 맞춰둔 알람이 울리기도 전에 눈이 떠졌다. 아주 드물게 경험하는 비현실적인 그래서 신비로운 자연을 마주할 때가 있다.이번 산행이 그랬다. 환각에 가까운 감흥이 남았다.황당한 것 중 하나는 거기 있는 동안 벌써 언제 다시 올지 고민했다는 거다. 이번 가을이 몹시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가믄 여름, 모처럼 비오는 날 여러 번 검색용 컴퓨터 앞에 서서 찾고, 번호를 받아 쓴다.서가를 이리저리 돌아다니며 찾고 읽고 다시 회수용 수레에 올려둔다.빌리기로 마음먹은 몇 권은 책상 한쪽에 모아둔다. 아무리 생각해도 집밖으로 가지고 나간 적이 없는데, 빌린 책 중 한 권을 찾지 못해 연체 중이었다.소중한 책갈피를 꽂아 두었기에, 새 책 구매를 두어 주 미루고 집안 여기저기를 기웃거리며 찾아다녔다. 찾고 싶었고, 결국 찾았다, 휴대폰 덕분에.침대 머리맡 사이에 숨어있던 책을 찾은 순간, 큰 걱정거리 하나를 해결한 때의 후련함과 안도감이 밀려왔다. 어제 지리산을 다녀왔다. 지난달 말부터 벌써 다섯 차례 지리산을 다녀온 건데, 그사이 여름휴가가 있어 생각보다 여러 번 다녀오게 되었다.어제 다녀온 산행은 기록을 남겨야겠다 생각 중인데.. 지리산을 다녀오다 지난 주말, 지리산을 다녀왔다.남부능선에서 바라본 세석평전은 울창한 숲이 주는 푸근함이 절정에 이른 듯했고, 짧게 걸은 지리 주릉은 반갑기도 하고 익숙하기도 했지만, 사뭇 중후함이나 완숙함이 느껴졌다.나의 첫 지리산행은 1991년 5월이었는데, 이 때는 매년 열리는 학교 축제기간이었고 이른바 “축제등반”으로 지리산을 가는 산악부 전통이었다.그리 멀지 않은 곳에 살고, 정서적으로 가까이 여김에도 오랜 기간 지리산을 찾지 않았는데, 걷는 동안 곰곰이 이유를 생각해 본다. 거대한 숲이 주는 무게감, 그게 좀 무서웠던 것 같다.26년 7월 24일, 어느덧 장마는 유야무야 끝나버리고 연일 불볕더위에 열대야가 기승이다.한 여름밤 문득 지리산이 보고 싶었다. 압도적인 규모의 거대한 숲속을 걷고 싶었다.오 십리 길을 .. 칠월, 어느날 가끔 후회하지 않을 방법을 찾지 못할 때가 있다.후회하게 될 것을 알면서도 꼼짝하지 못할 때, 속절없지만 받아들일 준비를 해야 한다.머리는 아는데 마음이 따르지 않으니 미련한 건데, 누군가는 그것을 체념이라 말할지도 모르지. 체념은 아무것도 하지 않는 마음에 가깝다.하지만, 받아들임은 그것과 다르지 않나. 모든 후회가 잘못된 선택에서 비롯되는 것은 아닌 것 같다. 어떤 후회는 무엇인가를 끝내 포기할 수 없었던 마음의 흔적이고, 또 어떤 후회는 어느 한쪽을 선택한 대가로 남겨지는 몫이다. 후회는 쉽게 사라지지 않고, 어느 결에 문득문득 떠오르곤 한다.그렇다고 삶이 그 자리에 머무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후회는 서서히 무뎌져 기억 속 순한 감정으로 세월과 함께 흐른다. 약속 금요일 오후면 빠뜨리지 않고 하는 일 중 하나가 주말날씨를 확인하는 거다. 그만큼 주말의 시간들은 날씨에 깊이 기대어 있다. 평일과 다르지 않은 이른 시간에 눈을 떴다.요즘은 피곤하다고 늦잠을 자기보다 일찍 잠드는 버릇이 생겨, 깨어나는 시간만큼은 비슷하다.밤새 비 오다 정오 무렵 갠다는 예보를 들었는데, 예상보다 일찍 그칠듯하여 부지런히 챙겨 집을 나선다. 깊이 들이마신 공기가 달큼하다. 이맘때면 특히, 비 갠 산골짜기 숲의 짙어진 풀내음과 나무들 사이로 뿜어져 나온 피톤치드는 생명의 기운을 온몸으로 느끼게 한다.그래서 비 온 다음 날의 산은 가장 아름다운 때를 맞는다.밤새 비가 내리고 아침부터 차츰 하늘이 열리는 하루, 그런 날은 마치 자연이 건네는 작은 선물과도 같다.잠들기 전 문득 이런 생각을 .. 이전 1 2 3 4 ··· 16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