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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야기

꽃잎은 떨어져도 꽃은 지지않네

솔직히 말해 스님의 말씀을 좀 더 듣고자 하여 손에 든 책이다.

얼마 전 스님의 편지글(사촌 동생에게 보낸)을 모아 출간한 책을 읽은 덕분에 그 탄력이 붙어 더 많은 말씀을 듣고 싶었던 것 같다.

 

2010년 3월 스님께서 입적하신 후 그분을 기억하고 기록한 여러 책들이 출간되었는데, 이 책도 그중 하나라고 할 수 있겠지.

이 책은 2013년 작고한 최인호 작가가 암으로 투병하던 시절 써두셨다고 하며, 스님의 3주기와 4주기에 맞춰 출간하려 했으나 안타깝게도 돌아가시는 바람에 2015년 책이 나왔다.

 

스님과 작가의 대담을 기록한 글인데, 스님의 말씀보다는 작가의 말이 훨씬 많다. 

미루어 짐작해 보건데 실제 대담이 그랬을 것 같지는 않다. 그저, 작가가 책으로 엮는 그 시점에서의 상황이 삶을 정리해야 하는 때이지 않았을까...

그리고 그 절심함이 평생 소설가로 살아온 작가의 소설 아닌 글에 담아놓은 독백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오래전이지만, 최인호 작가님의 "길 없는 길", 참 감명 깊게 읽었던 기억이 새롭다.

 

두 분의 좋은 말씀 잘 듣고 갑니다. 

 

(책속의 두어줄)

p49. 사랑이라는 건 내 마음이 따뜻해지고 풋풋해지고 더 자비스러워지고 저 아이가 좋아하는 게 무엇인가 생각하는 것이지요. 사람이든 물건이든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데 소유하려고 하기 때문에 고통이 따르는 겁니다.

(중략)

소유하려 들면 텅 빈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사라집니다. 소유로부터 자유로워야 해요. 사랑도 대인관계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P109. 내게도 꿈이 있지요. 얼마가 될지는 알 수 없지만, 나는 남은 삶을 보다 단순하고 간소하게 살고 싶어요. 그리고 추하지 않게 그 삶을 마감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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