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라본다, 촛대남릉 26.09.05

trail log (지리산)/99 덕산사(장당골)

장당골, 과했다.

stella alpina 2026. 9. 20. 14:06

* 때 : 2026년 9월 19일, 토요일
* 곳 : 덕산사 주차장 - 장당골(지역주민이 부르는 이름은 '장데이') - 엥골(왼골) - 대원사길(07-09~07-11, 치밭목삼거리, 무재치기폭포) - 바른골 - 장당골 - 덕산사주차장
*  11시간 06분 동안 23.5km를 걷다

등반 경로 (산죽구간 알바가 드문드문 보인다)

 
전날밤, 여장을 챙겨놓고 덕산사 장당골과 칠불사 연동골을 놓고 고민을 거듭했다.
잠들기 전까지 결정 못하고 결국, 아침에 일어나 장당골로 마음먹고 집을 나선다.
 
늑장을 부린 것도 아니고 서두른다 서둘렀는데, 덕산사(예전, 내원사) 주차장 도착시간이 7시 10분이다.
해가 짧아지기도 했고, 무엇보다 계획한 코스가 긴 데다 1킬로 남짓되는 대원사길을 제외하곤 계곡으로의 하산까지 포함한 초행길이라 중간중간 판단이 필요하단 마음을 먹고 출발한다. 
중간중간 필요한 판단이란, 예를 들어 온통 계곡길이니 경치 좋은 어디쯤 종일 쉬다가 하산하는 선택 또는 일단 대원사길 올라서면 바른골로 하산하려 하기보다 차라리 대원사로 하산하는 선택 등이 그것이다. 
 
장당골은 지도상으로 계곡을 여러 차례 넘나들지만, 본격적인 여름 계곡 산행이 아니라면 기본적으로 임도를 따라간다.
7.5킬로의 긴 길이지만, 고도차는 400미터 남짓이라 아마, 두 번 가라면 지루할 길인데 초행길의 좋은 점은 바로 지루할 틈이 없다는 거다. 이쪽저쪽 자연과 그 틈에 남은 양봉장 두어 군데, 대봉감 과수원 약간 그리고 지금은 아무도 살지 않을 것만 같은 빈집 몇 채 등 사람흔적을 살피고 가을 깊은 때 훌륭한 산책길이 될 거란 생각도 해가며 걷는다. 
 
계곡과 조금 멀어진 곳에서 산행 중 즐겨 듣는 유튜브 채널에 접속을 시도한다.
"오프라인" 안내에 "뭐지?... 설마!" 맞다, 설마가 사람 잡았다.
무선인터넷이 전혀 잡히지 않았고 통신접속도 안 되는 상태다. 
계속 그러진 않겠지 생각했으나 결국 거의 종일 무선인터넷은 고사하고 통신접속도 안 되는 이른바 오지라고 해야 할 초행의 인적 드문 지리산 골짜기를 홀로 걷게 된 거다. 

장당골 임도 구간, 대여섯개의 잠수교가 있다.

 

강제입수, 기꺼이 흐뭇하게 물길을 건넌다

 
부지런히 걸어 3시간 만에 엥골로 접어든다.
걷다 보면 유독 산죽이 잘 자라는 지대가 있고 찾는 이가 드물다 보니 빽빽이 들어 차 길 찾기가 많이 힘들 때가 있다.
그럼에도 더 살폈어야 했나, 키를 넘겨자란 2미터 남짓의 산죽을 치고 나간다.
중간중간 바위가 있어 숨통이 트이긴 하지만, 바위에 올라서 까치발을 하고서도 전진할 입구 지점은 보이지 않는다.
사실 그런 식으로 찾을 수 있는 산죽길이 아니다. 이미 웃자라 덮여있는 터널 같은 산죽길은 경로를 벗어나고 나면 다시 찾을 재간이 없다. 
 
어렵게 어렵게 골짜기로 다시 들어 오르기를 계속한다. 

골 1

 

엥골 2

 
계곡을 치고 오르지 못할 정도의 어려운 몇 군대를 제외하고는 산죽으로 뒤덮인 사면쪽을 피해 가며 느린 진행을 계속했고, 마침내 오후 2시가 다 되어서야 대원사길과 만나는 엥골 종료 지점에 도착했다.

골 종료지점, 가파른 바위무더기를 기다시피 오르면 대원사길로 올라선다.

 

주차장에서 11km, 7시간 거리의 대원사 길에 올라섰다.

탐방로에 도착하니 장당골에 묵혀있던 카톡이나 문자가 연발로 수신된다. 

 

앞으로 12킬로 쯤 남았다. 07-09에 멈춰 한참 고민한다.

한판골 따라 유평으로 내려갈까?

치밭목 삼거리서 새재로 내려갈까?

아니면, 그냥 계획대로 진행해 볼까?

 

일단, 탐방로 하산을 신중하게 고민했던 건 안전 때문이다.

벌써 오후 2시가 넘었는데 고도를 높인 등반이긴 하지만 7시간이나 걸렸다.

초행의 바른길을 가야하기에 하산 시간을 확정하기 어렵고 무선인터넷과 통신연결도 안 되는 계곡길 하산이 걱정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하산길이라 속도가 더 날태고 여기까지 온 이상 이번 산행에서 바른길을 가보고 싶다는 욕심이 생긴다.

 

어제 짐쌀때 헤드랜턴을 점검하고 건전지를 새 거로 바꿔둔 게 떠오른다.

"그래, 한번 가보자. 어차피 어두워지기전에 충분히 바른골은 빠질 수 있고, 나머지 장당골은 임도를 따라가면 되잖아!"

 

 

결국 중봉쪽으로 진행했다. 치밭목삼거리를 지나 무재치기 폭포 입구에 도착해 잠깐 목을 축인다.

"스스로 무지개를 치는 폭포"라 이름이 무재치기라는 설이 있다.

 

 

무재치기 폭포 진입로에 도착하여 시계를 본다, 14시 40분이다.

"무지개를 치는 폭포"라는 뜻!

 

바른골 진입하여 헬기장에 섰다. 여기서 방향을 잘 잡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하산이 아닌 1217봉을 다녀오게 될 수도 있으니...

바른골 상단의 헬기장. 여기서부터 산죽구간이 압권이다.

 

해 저물기 전 하산을 위해 거의 뛰다시피 내려왔고, 주차장 도착하니 18시 20분이다. 

바른길은 거의 원시림같은 분위기지만 어렵지 않았고, 장당골과 엥골까지 지리의 깊은 속살을 느끼고 볼 수 있어 좋았다.

 

장당골보호소를 들러보려했는데, 너무 급히 오고 가느라 못 갔다.

어차피, 석남사지도 가봐야하니 그 길에 장당골보호소는 들러보면 되겠다.

 

(ps)

석남사지 관련 글을 아래 링크로 공유해 둔다.  

 

https://12977705.tistory.com/8726696

 

산청...지리산 장당골 석남암수(石南巖藪)에 대한 짧은 생각

지리산 장당골 석남암수(石南巖藪)로 비정되는 폐사지와 석조비로자나불의 원래 자리인 석남암수(石南巖藪) 관음암(觀音巖)을 답사하였습니다. 현재는 석남암수(石南巖藪)를 석남암사(石南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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