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사는 동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조그만 산을 올랐다.
저만치 다가온 봄을 느끼며, 어쩌면 겨울의 너른 배려겠구나 싶어 고맙다.
책의 구절이 마음에 들어, 잊고싶지 않아 여기 옮긴다.
미안함
사과를 뜻하는 단어 'apology'는 '그릇됨에서 벗어날 수 있는 말'이라는 뜻이 담겨있는 그리스어 'apologia'에서 유래했다. 얽힌 일을 처리하려는 의지와 용기를 지닌 자만이 구사할 수 있는 승리의 언어가 사과인 셈이다. 사과의 한자를 살펴보면 그 뜻이 더욱 분명해진다. 사과의 사(謝)에는 보내 '면하다' 혹은 '끝내다'라는 의미가 있다. 과(過)는 지난 과오다. 지난 일을 끝내고 사태를 다른 방향으로 전환하는 행위가 바로 사과인 것이다.
먹는 사과도 당도가 중요하듯, 말로 하는 사과 역시 그 순도가 중요하다. 사과의 질을 떨어뜨리는 단어가 있으니, 바로 '하지만'이다. '~하지말'에는 '내 책임만 있는 게 아니라 네 책임도 있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그런 사과는 어쩔 수 없이 하는 사과, 책임 회피를 위한 변명으로 변질되고 만다.
(중량)
이기주 작가의 "사랑은 기꺼이 내 시간을 내 주는 것이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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