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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자정...

Sam smith의 음악을 듣는다, midnight train.
문득 기차를 타고 떠나는 상상을 한다.
어린 시절 물론 그때도 성인이었지만, 그때 그랬다.
밤기차, 자정보다는 훨씬 이른 밤이었지 아마.
아직 역전 주위를 오가는 많은 사람들, 근처 포장마차에서 들리는 시끄러운 소리, 고함...


부산을 출발한 기차는 이른 새벽 낯선 곳 강릉에 다았다.

자주 갔다해도 여전히 낯선 곳 강릉, 강원도.
새벽 여명이 차올때까지 대합실에서 보내는 그 시간은 오롯한 나만의 것이어서

그로 인한 처절함이 차곡히 쌓여가기 시작한다.

기차... 그래 새벽 기차를 타러 가야겠어.
데려다주는 곳은 어디든 상관없어.
밤을 달리는 기차면 그걸로 된 거야.

미드나잇, 자정이다, 자정.
사전을 찾아보니 아들 자(子)에 바를 정(正)이 바로 그 midnight이다.

자정(子正)은 자시 그러니까 밤 11시에서 새벽 1시의 정확히 중간을 의미하는 시각. 

 

밤 12시, 신데렐라 탓인가, 왠지 그 시간은 '다시' 또는 '새롭게' 뭐 그런 시작의 내공을 강하게 갖는 시간이다.

다시 태어나거나 새롭게 태어나는, 그래서 스스로 청결해지는 시간.

스스로 자(自)에 깨끗할 정(淨)의 자정(自淨)이면 어떨까?

self-purification 말이다.

이제 좀 더 명확한 계획을 세울 수 있을것 같다.
밤 12시 전에 출발하는 그래서 자정은 덜껑거리며 달려야 하고 새벽녘 어디쯤 내려주는 기차면 된다.

 

대합실에서 여명을 기다리는 동안 자정이라는 제목의 글을 하나 더 쓰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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