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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il log

약속

금요일 오후면 빠뜨리지 않고 하는 일 중 하나가 주말날씨를 확인하는 거다. 

그만큼 주말의 시간들은 날씨에 깊이 기대어 있다.

 

평일과 다르지 않은 이른 시간에 눈을 떴다.

요즘은 피곤하다고 늦잠을 자기보다 일찍 잠드는 버릇이 생겨, 깨어나는 시간만큼은 비슷하다.

밤새 비 오다 정오 무렵 갠다는 예보를 들었는데, 예상보다 일찍 그칠듯하여 부지런히 챙겨 집을 나선다.

 

깊이 들이마신 공기가 달큼하다.  

이맘때면 특히, 비 갠 산골짜기 숲의 짙어진 풀내음과 나무들 사이로 뿜어져 나온 피톤치드는 생명의 기운을 온몸으로 느끼게 한다.

그래서 비 온 다음 날의 산은 가장 아름다운 때를 맞는다.

밤새 비가 내리고 아침부터 차츰 하늘이 열리는 하루, 그런 날은 마치 자연이 건네는 작은 선물과도 같다.

잠들기 전 문득 이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일기예보는 약속이다.

 

"2026년 장마는 남부지방을 기준으로 6월 23일경 시작해 7월 25일경 마무리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6월 초 어느 날, 기상캐스터의 또렷하고 낭랑한 목소리로 전해진 올여름 장마 예보다.

어차피 장마는 올테고, 그 사이사이 맞이하게 될지 모를 오늘 같은 날을 기대해 본다.

밤새 내린 비에 아침 숲이 더욱 짙어지고, 느긋하게 하늘이 열리는 날.

그런 하루를 만나는 일은, 생각보다 드문 행운이니까.

 

일(?)마치고 돌아가는 비구름 아래 짙푸른 녹음
바위틈, 물먹은 이끼와 돌나물 꽃
비 덕분에, 하늘색이 비(?)현실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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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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