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이야기

지리에 들다.

stella alpina 2019. 10. 8. 14:41

나는 내일 지리에 들 것이다.

몇 해 만일까, 잘 기억나지 않는다.

아마 지리 상봉인 천왕봉에 섰던건 10년도 더 전이었던 것 같다.

지난 일이일 오붓하게 둘이서 나선 작은덤 등반, 함께한 친구가 한글날 지리산 산행계획을 이야기하며 함께할 것을 제안해 주었다. 고마운 일이다.

이미 마련한 계획과 일정을 따르기만 하면 되니 남은건 오르는 행위에 대한 투철한 각오뿐...

 

몸과 마음은 분별할 수 없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되는 순간이며, 일상의 울타리에 안주하여 오만해진 자아를 마주하게 되는 때가 바로 산을 오르는 시간이다.

육체(몸)적으로는 비교적 요사이 근처 산을 틈틈이 오르고 여러 차례 태풍치던 밤 새삼 그 위력을 실감한 절운동을 통해 마련한 다리 근육이 과감히 나서볼 용기를 주었지만,

정신(마음)적으로는 어떨지 사못 궁금해 지는 밤이다.

 

천왕봉 정상에서 풀어놓을 작은 보따리도 미리 챙겨두었으니 이제 준비는 끝났다.